[식당 리뷰] ‘밥이보약’, 이름 그대로 보약 같은 ‘속이 편한’ 한 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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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타임스=라라 리뷰어]
‘밥이보약’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땐 마치 수십년 된 아담한 정원에 작은 연못도 하나 있고, 건물 뒤편으로는 어머니가 정성스레 담근 듯한 온갖 장류의 항아리들이 마당 한 켠을 지키고 있는, 그런 식당의 외관이 머리 속에 그려졌다.
그런데 검색을 하고 보니 ‘밥이보약’은 제주도에서도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신시가지의 노형동 대로변에 위치해 있다. 차량통행이 많은 대로변이니 단독 건물도 아니고, 고층 건물의 1층에 자리하고 있다.
비건식당, 사찰음식 등을 검색하다 찾아낸 곳이라 기회가 된다면 한 번쯤 가봐야지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점심식사를 겸해 만나기로 한 사람이 마침 옆 건물에서 근무 중이다. 다른 곳은 생각할 필요도 없이 만나자마자 이곳 ‘밥이보약’으로 향했다.
고층 건물의 1층에 자리하고 있으니 외관은 지극히 평범하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깔끔한 내부, 7~8개의 테이블이 놓여 있다.
생각보다 그리 작은 식당은 아니다.
메뉴는 주방 앞쪽에 적혀 있다.
순두부와 아채비빔밥, 단 2가지 메뉴.
가격은 좀 올랐는지 12,000원. 다른 식당과 비교하면 조금 비싸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음식을 마주하고 나면 비싸다는 생각은 금세 사라진다.)
순두부와 야채비빔밥을 하나씩 주문하고 테이블을 보니 자수가 놓인 작은 손수건과 수저받침이 깔끔하게 정리돼 있다.
주문한 메뉴에 앞서 차려진 반찬.
보랏빛의 전, 상큼함 가득한 야채샐러드와 참외샐러드, 김치, 표고버섯 볶음, 깻잎.
가짓수는 많지 않은데 반찬들이 한결 같이 정갈하고 깔끔하다.
곧이어 준비된 식사.
순두부는 늘 봐왔던 시뻘건 매운 순두부가 아니라 맑게 끓인 하얀색이고, 야채비빔밥에는 된장찌개가 함께 나온다.
그동안 매운 순두부찌개만 봤던 터라 맑은 흰 색의 순두부는 약간 생소하다.
한 수저 떠 맛을 본다.
담백함이 입안 가득 퍼지는 게, 매운 순두부보다 훨씬 입에 맞는다.
식당 내부를 둘러보니 식재료의 원산지는 모두 국내산. 나물은 제주산이다.
샐러드의 소스는 사찰음식 전문가인 주인장께서 직접 만든 것이다.
제주향토음식 창업요리교실도 운영하는지 주방 앞에 큼지막한 안내문이 붙어있다.
조용하게 천천히 한 끼를 즐기고 싶은데, 우리가 들어갈 때 모두 비워져 있던 테이블들이 그새 다 차버리고, 밖에는 대기 손님까지 기다린다.
사장님 혼자 운영하는 곳이라 주방에서 음식 만드는 데만도 정신이 없어 보인다.
식사를 마쳤는데, 주인장께서 계산해줄 틈도 없어 보여 우리가 직접 카드결제까지 마치고, ‘밥이보약’을 나섰다.
채식주의자는 아니지만 채식이나 사찰음식은 배부르게 먹고 나서도 속이 불편하지 않다.
한줄 평_‘밥이보약’은 밥 한 끼로 건강해지는 음식이다. 당연히 간이 세지 않다. 일반적인 식당의 음식 맛에 길들여진 사람이라면 맛이 없다고 느낄 수도 있다.
[식당정보]
상호 : 밥이보약
주소 : 제주 제주시 도령로 11 대보빌딩 1층
메뉴 : 순두부 12000원, 야채비빔밥 12000원
영업시간 : 11:30~15:00 (매주 월요일 휴무)
전화 : 064-744-7782
<lala_dimanc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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