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 리뷰] 한국형 전투기 KF-21, 마하 1.8 돌파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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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 1.8을 돌파하며 국산 전투기 사상 최고 속도를 기록한 것은 미국, 유럽, 중국, 러시아의 주요 전투기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성능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여전히 일부에서는 마하 2.0 이상을 넘지 못한 점에 아쉬움을 표한다.
전문가들은 KF-21을 단순히 ‘한국의 첫 국산 전투기’로만 평가하기보다는, 세계 주요 전투기들과의 비교 속에서 그 전략적 가치와 의미를 분석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국산 전투기에서 ‘세계 수준’ 전투기로
KF-21은 마하 1.8의 속도, 다기능 AESA 레이더, 부분 스텔스 성능, 정밀 타격 능력 등 다양한 면에서 기존 4세대 전투기와 5세대 전투기 사이의 ‘4.5세대’급 플랫폼으로 평가된다. 이는 미국, 유럽, 러시아, 중국 등 항공무기 강국의 주력 전투기들과 비교해도 경쟁력이 있는 수준이다.
다음은 주요 국가의 대표 전투기와 KF-21의 비교다.
이 비교에서 알 수 있듯, KF-21은 속도와 설계면에서 유럽과 중국의 최신기종과 비슷한 수준이며, 미국의 F-35A보다 속도는 빠르다. 다만 완전한 스텔스 능력이나 네트워크 작전 능력 등은 현재로서는 F-35급에는 미치지 못한다.
KF-21은 시험비행에서 마하 1.8, 시속 약 2,200km에 도달했다. 이는 F-35A(마하 1.6), F-18 슈퍼호넷(마하 1.8), 프랑스 라팔(마하 1.8), 중국 J-35(마하 1.8)와 비슷한 수준이다.
반면 F-15E(마하 2.5), Su-35(마하 2.25), F-16과 유로파이터 타이푼(마하 2.0)은 KF-21보다 빠르다. 러시아의 요격기 MiG-31은 마하 3을 넘지만, 이는 다목적 전투기와는 분류가 다르다. 즉, KF-21은 속도 기준으로 중상위권에 위치하며, 미국의 5세대기 F-35A보다 빠르고, 주요 4.5세대기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KF-21이 마하 2.0을 넘지 못한 이유는 단순한 성능 부족이 아니라, 현대 공중전의 우선순위 변화에 따른 전략적 선택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실제로 세계 최강으로 평가받는 F-35A 역시 마하 1.6에 머문다.
F-35A는 레이더 반사 면적을 최소화한 스텔스 기체로, 고속 비행 시 발생하는 열과 마찰로 스텔스 성능이 저하될 수 있어 속도에 제한을 두었다. 대신 첨단 센서와 전자전 장비, 네트워크 중심 작전으로 속도의 한계를 보완한다.
KF-21 역시 완전 스텔스는 아니지만 부분 스텔스 설계와 첨단 레이더를 갖추고 있으며, 마하 1.8의 속도는 초음속 기동성과 연료 효율성, 그리고 개발 비용 간 균형을 고려한 결과다. 전문가들은 마하 1.8이 현대 공중전에서 전술적 임계치 역할을 충분히 한다고 본다. 이 속도에서는 미사일 회피 기동, 적기 추격, 전장 이탈 등 주요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마하 2.0 이상의 속도는 분명 고고도 요격이나 단기 고속 작전에서 이점이 있지만, 연료 소모와 스텔스 성능 저하, 기체 구조에 대한 부담이 크다. 특히 마하 2.0과 마하 1.8의 차이는 시속 200km로, 100km 교전 거리 기준으로 약 3~4초 차이에 불과하다.
한국형 전투기 자체의 ‘의미’
오늘날 공중전은 대부분 50~100km 이상의 거리에서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과 센서 중심 전투로 이루어진다. 속도보다는 먼저 탐지하고 먼저 타격하는 능력이 관건이 된 셈이다.
F-35A는 마하 1.6의 속도에도 불구하고, 네트워크 중심 작전, 센서 융합, 동맹군과의 실시간 정보 공유를 통해 마하 2.5의 F-15E를 압도할 수 있는 전술 우위를 확보한다. KF-21 역시 이 같은 개념을 토대로 미래 작전에 대비하고 있다.
또한, 마하 2.0 이상의 고속 비행은 연료 소모가 심해 작전 지속 시간과 반경에 제약이 따른다. 반면 KF-21은 지역 방공, 장거리 타격 등 다양한 임무에서 효율적인 연료 운영이 가능하다. 이는 장시간 작전과 반복 임무 수행에서 큰 강점으로 작용한다.
KF-21은 향후 내부 무장창 탑재,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등을 통해 스텔스 성능과 작전 능력을 한층 끌어올릴 전망이다. F-35A, J-35와 함께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핵심 전력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산 전투기로서 마하 1.8이라는 성과는 단순히 속도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형 전투기의 전략적 설계 철학과 기술적 자립 가능성을 보여주는 이정표로 받아들여진다. 방위산업 자립과 국가 안보 강화라는 두 축에서 KF-21의 미래 역할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KF-21의 개발은 기술적인 성취뿐만 아니라 한국의 방위산업이 완성형 무기체계를 자체 설계하고 생산할 수 있는 능력에 도달했음을 상징한다. 그동안 한국은 미국과 유럽산 전투기에 의존해왔으나, KF-21을 통해 독자 개발-양산-업그레이드 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또한 KF-21은 40% 이상의 국내 부품 국산화, F-18급 엔진 기반의 기술 내재화, 동남아시아 중심의 수출 전략 등에서 산업적 가치도 높다. 인도네시아와의 공동개발도 진행 중이며, 향후 동남아와 중동 시장 진출 가능성이 제기된다.
속도보다 중요한 것
KF-21이 마하 2.0을 넘지 못한 점을 두고 아쉬움을 표하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속도 중심의 경쟁은 이미 스텔스, 전자전, 네트워크 중심으로 전환됐다고 분석한다. F-35A도 마하 1.6에 그치지만 세계 최강의 전투기로 평가받는다. 이는 결국 “속도보다는 보이지 않는 정보력과 생존성”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KF-21은 이러한 흐름에 맞춰 부분 스텔스, 장거리 레이더, 미사일 운용 능력을 고루 갖춘 다목적 플랫폼으로 설계되었으며, 향후 내부 무장창 탑재 시 완전 스텔스에 가까운 개량도 가능하다.
KF-21의 등장은 동북아 공중 전력 균형에도 큰 의미를 갖는다. 중국은 J-20, J-35 등 5세대기를 확대 배치하고 있으며, 일본은 미군과 함께 F-35A와 F-35B를 대량 확보 중이다. 이런 가운데 KF-21은 한국 공군의 독립적인 작전 능력 확보와 더불어 미‧일 중심 전력과의 상호운용성 확보를 동시에 추구한다.
또한 향후 해군형 KF-21(Navalized KF-21)의 개발이 현실화될 경우, 항모 기반 작전능력까지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결국 KF-21 보라매는 마하 1.8이라는 수치보다 한국이 항공무기 체계를 독자 설계하고 전략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국가로 도약했음을 보여준다. 이는 단순한 방위력 강화가 아니라 국가 산업‧기술‧외교 안보 역량의 종합적 상징이다.
KF-21이 앞으로 어떤 무장을 탑재하고, 어떤 전장 환경에 투입되며, 어떤 수출 성과를 이루는지는 향후 한국 방위산업 발전의 중요한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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