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리뷰] ABC마트 재고 세일 행사 ‘개러지 세일’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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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타임스=김우선 기자] 기억도 가물가물한 아주 오랜 옛날, Nice, 아디도스, 프로스포츠 같은 짝퉁 신발을 신고 다닌 적이 있다. 그것도 부족해 신발의 로고 모양에 매직 같은 걸로 정품 비슷하게 그려서 다녔다. 정품 브랜드 신발은 그때도 비쌌다. 지금도 두 말할 나위 없다. 신발 하나 가격이 십만 원을 훌쩍 넘어가기 일쑤다. 그나마 대형마트에 입점해 있는 ABC마트나 슈마커, 풋마트 같은 멀티샵에 가면 브랜드 신발을 조금 저렴하게 살 수 있지만 이월된 재고상품 위주라 같은 브랜드라고 하더라도 애들 눈에는 성에 차지 않는 눈치다.
서울을 벗어나 지방 고속도로를 가다 보면 엄청난 크기의 물류센터를 흔하게 본다. 물류센터에 집결했다가 각 지역 백화점, 마트, 도소매점으로 분배해주는 역할을 하는 곳이다. 경기도 이천에는 ABC마트의 물류센터가 있다. 크기는 공장급이다. 여기서 4월과 11월, 일년에 두 번씩 창고 개방 행사를 한다. 개러지(Garage) 세일이다. 말 그대로 보수하기 위해 보관해두는 창고 제품을 꺼내 판매하는 행사다. 햇수가 지나 구제품이 된 이월 상품이나 변심에 의한 반품, 약간의 하자가 있는 제품들을 싸게 판매하는 것이다.
우린 작년에 처음 이 행사에 참여해 꽤 괜찮은 신발들을 득템했다. 올해는 4월 19~20일 주말에 양일간 행사가 열렸다. 작년에는 아내와 둘만 왔는데 올해는 두 아들과 같이 동행했다. 이제는 훌쩍 커버린 사내 아이들인 탓에 돌부리를 차고 다니는지 신발을 사줘도 몇 달 만에 너덜거리는 거적때기처럼 변했다. 그래서 맘껏 한번 골라보라는 심산으로 두 아들을 데리고 갔다.
ABC마트의 물류센터는 경기도 이천에 있다. 집에서 내비게이션을 찍어보니 1시간 30분이나 걸린다. 아침을 먹고 서둘러 치운 다음 9시반쯤 출발했는데 도착하니 11시 가까이 됐다.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길은 이미 백여 미터 전에 스태프들이 나와 만차임을 알렸다. 주차하는 데까지 1시간 정도 걸릴 거라도 귀띔했다. 아내와 애들 먼저 내려서 걸어가게 하고 난 차를 주차한 다음에 행사장으로 향했다.
행사장은 물류센터 건물 앞 마당에 텐트 수십여 동을 쳐놓고 거기에 신발을 무작위로 쌓아두었다. 멀티샵이니 여러 브랜드가 섞여 있다. 나이키, 아디다스, 휠라, 반스, 컨버스 같은 인기 브랜드들이 뒤죽박죽 섞여 있다. 그 가운데 휠라가 가장 많이 보인다. 솔직히 이걸 누가 신어? 할 정도의 폐급 제품들도 꽤 많다. 하지만 잘 찾으면 옥석을 골라낼 수 있다.
행사는 10시에 오픈해 3시까지 진행된다고 나와 있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은 11시 정도라 넉넉잡고 2~3백명 정도의 사람들로 이미 인산인해다. 입장할 때 이케아 비닐백을 하나씩 준다. 백 하나에 예닐곱 켤레의 신발은 너끈히 들어간다. 텐트 외곽으로는 수십 켤레씩 신발을 가져와 신어보는 사람들로 장사진이다. 겉보기에도 괜찮은 신발들이 꽤 보인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많이 잡는다는 속담처럼 일찍 와야 좋은 신발을 득템할 수 있다.
신발은 케이블 타이로 묶여 있다. 여기에 색깔로 구분되는 택이 하나씩 달려 있다. 이게 가격을 나타내는 택이다. 흰색은 5천원, 빨간색은 1만원, 노랑색은 2만원, 초록색은 3만원, 파란색은 4만원, 검정색은 5만원이다. 대체로 2~3만원짜리가 가장 많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와본 경험상 280미리 정도의 큰 사이즈는 거의 없다. 정말 잘 찾아야 간혹 하나씩 있다. 남성보다는 여성용 사이즈의 신발이 3:2 정도로 많은 것 같다.
<쇼핑 팁>
1. 신발은 주기적으로 보충된다. 빨간
조끼를 입고 다니는 스태프들이 있는데 박스를 들고 다니면서 부어준다. 이때를 노리는 게 좋다.2. 사이즈가 맞고 디자인 괜찮으면 일단 쇼핑백에 담아야 한다. 그 옆 물건에 신경쓰다보면 금세 다른 사람 쇼핑백으로 사라진다.
3. 다시 갖다놓는 반품들을 눈여겨보자. 주위에서 수십 켤레를 가져다가 다시 갖다놓는 것은 일단 디자인은 괜찮은데 신어보니 사이즈가 안 맞는 경우다. 이런 경우 괜찮은 걸 건질 수 있다.
3. 시간은 아침 일찍 10시 전, 내지는 폐장 전 2시 이후가 좋다. 아침엔 괜찮은 물건들이 선착순으로 오픈런하면 득템할 수 있고, 오후 늦게는 여러 개를 골랐다가 다시 내놓는 물건들 중에서 괜찮은 것들이 있다.
우린 1시간 30분 정도 행사장을 돌았다. 대여섯 바퀴는 충분히 돌았을 것이다. 몇 바퀴를 돌아도 계속 새로운 신발들이 보이는 건 스태프들이 새 신발들을 보충하고 사람들도 신발을 가져갔다가 반품하는 것들이 꽤 많기 때문이다.
주위를 둘러보니 장사꾼들도 꽤 보인다. 수십 켤레씩 쌓아두고 일일이 사진을 찍어 기록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느 사이트엘 보니 ABC마트에서 사다주는 구매대행 앱도 있는 걸 봤다. 1만원짜리를 사서 2만원에 파는 식이다. 이 정도만 해도 남는 장사 아닌가.
우린 그렇게 해서 7켤레의 신발을 득템했다. 나와 둘째는 적당한 걸 찾지 못했고 아내와 첫째는 각각 4개, 3개씩 구입했다. 작년에 5개나 구입한 난 런닝화나 사야지 했는데 적당한 걸 찾지 못했다. 둘째는 보는 눈이 높아 안샀을 것이다. 앞에 계산하는 사람들을 보니 다들 열 켤레 이상씩은 사간다. 계산하는 줄이 꽤 길다. 20여분을 줄을 서서 기다렸다. 최종 결제 금액은 14만원. 정가로는 59만원이라고 영수증에 표시되어 있다. 이천까지 왕복 기름값과 톨게이트비, 점심 식사비를 더해도 돈 벌었다고 자위해본다. 올 가을 11월에 한 번 더 와볼까 싶다. 그때는 아침을 먹지 않고 새벽부터 서둘러야 할 듯싶다.
<ansonny@revie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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