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왜 스팸 문자 방치하나?
통신사업자들 스팸 문자 돈벌이에 활용...관리감독체계도 문제점으로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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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타임스=김우선 기자] 하루에도 몇 통씩 오는 스팸문자. 휴대전화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하루에 2~3통의 스팸 문자를 받는 건 흔한 일상이다. 스팸 문자의 내용도 주식·코인투자부터 불법대출, 도박, 성인까지 각양각색이다. 일일이 지우는 게 귀찮아 방치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정부도 불법 스팸 문자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매번 근절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스팸 문자는 줄어들지 않는다. 이유가 뭘까.
국내 공룡 통신사 KT가 스팸 문자의 온상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2022년 하반기에만 680만 건이 넘는 스팸 문자가 발송됐는데, 이 중 220만 건(32.9%) 이상이 KT를 통해 발송됐다. 2022년 상반기 대비 약 130만 건(171만 건→40만 건)이나 감소한 LGU+와 비교해도 차이는 확연하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3월 31일 발표한 2022년 하반기 스팸 유통현황을 살펴보면, 같은 해 상반기 대비 LGU+는 큰 폭의 감소치를 보인 반면, KT는 여전히 스팸 문자 발송량이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KT는 총 2,256,581건(32.9%)을 기록했는데, 40만 건의 LGU+와 비교해 5배가 넘는 수치다. KT에 가입한 소비자들은 하루에도 수차례씩 스팸 문자가 쏟아져 고통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실상 스팸 문자를 방치하고 있는 셈이다. 소비자들이 겪고 있는 피해를 외면한 채 오히려 눈앞의 이익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LGU+의 감소한 스팸량은 스탠다드네트웍스, 젬텍 등의 특수 부가통신사업자가 나눠 가졌다. 스탠다드네트웍스는 796,507건(11.7%)에서 1,252,274건(18.2%), 젬텍은 244,980건(3.6%)에서 694,550건(10.1%)으로 증가했다. 다우기술도 상반기 1,555,120건(22.9%)에서 2,151,359건(31.4%)으로 큰 폭으로 올랐다.
2022년 하반기 국내발송 스팸 문자는 6,859,133건이다. 이는 해외를 포함해 대량문자서비스를 통해 발송된 전체 발송 건수 총 7,653,612건 대비 85%가 국내에서 발송되는 스팸 문자다. 상반기 6,804,923건보다 54,210건이나 증가한 수치다. 대량문자서비스를 통한 스팸 발송 문제는 끊임없이 지적됐지만, 매번 높은 건수와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대량문자서비스를 통한 스팸 문자가 계속 증가하면서 소비자 피해도 커지고 있다. 스팸 문자는 주식 리딩방ㆍ코인ㆍ비상장주식 사기에도 쓰인다. 2020년 이후 국내에 불어온 주식투자 열풍에 올라탄 스팸 문자가 사이버피싱을 확산시키는 데도 일조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대량문자발송을 통한 스팸량은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올해 대량문자발송서비스를 중심으로 대응을 강화할 계획이며, 앞으로도 불법 스팸으로부터 국민의 삶을 지키기 위한 추가적인 노력을 이어가겠다” 밝히고 있지만 정작 KT와 같은 통신사업자와 특수부가통신 업체의 제재는 손을 놓고 있다.
관리 감독체계의 부실이 그 원인으로 지적된다. 통신사 및 부가통신 사업자들을 관리하고 현황을 파악하는 곳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속기관인 중앙전파관리소다. 하지만 스팸문자의 불법성을 분석하고, 신고를 받는 곳은 과기부 산하기관인 KISA다. 마지막으로 불법 스팸 업체에 과태료를 부과하는 곳은 방통위의 방송통신사무소다. 관리체계가 복잡하다는 얘기다. 이렇다 보니, 과태료 부과 등 행정적 처분을 내리는 방통위는 ‘대량문자발송서비스 업체’의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단속에 성공했더라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고 있다. 불법 스팸 업체로 적발되면 위반 횟수에 따라 750만원에서 3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하지만 불법 스팸 업체가 재발방지 의사를 표시하는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과태료의 50%를 감면받는다. 여기에 10일의 의견제출 기간 내에 과태료를 자진납부하면 20%를 추가로 감경받을 수 있다. 75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더라도 업체가 실제로 내는 금액은 300만원에 불과할 수 있다는 얘기다. 스팸을 발송하는 업체는 그 정도 과태료는 감수하고 더 큰 수익을 얻을 수 있고, 통신사업자 역시 스팸 문자 발송으로 수 억에서 수십 억을 벌어들일 수 있으니 스팸 문자가 근절될 리 만무하다.
업계의 전문가는 “스팸 문자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불법 스팸 처벌 수위를 대폭 강화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과 함께 스팸 문자를 돈벌이로 생각하는 통신사업자에 대한 제재는 물론 불법 스팸 전송자 단속 및 계약해지, 추후 대량문자서비스 이용금지 등 효과적인 근절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ansonny@revie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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