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칼럼] 발암물질? 아스파탐의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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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타임스=김우선 기자] 아스파탐으로 식품업계가 좌불안석이다. 최근 WHO(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제로 음료, 막걸리 등 다수의 식품에 들어가는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을 '2B군 발암물질'로 분류하겠다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아스파탐이 들어간 막걸리나 제로음료를 생산하는 업체들은 비상이 걸렸다. 서울장수막걸리를 비롯해 펩시제로를 유통하는 롯데칠성음료 등은 아스파탐 대체제 등 여러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스파탐을 쓰지 않는 업체들도 보도자료를 내고 자사 제품에는 아스파탐을 쓰지 않는다고 적극 해명하고 나섰다.
식품업계가 안절부절하는 데는 소비자들의 불안심리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네이버나 다음 카카오 등의 포털에는 아스파탐 연관 검색어로 ‘아스파탐 없는 막걸리’, ‘아스파탐 제로콜라’, ‘아스파탐 부작용’, ‘아스파탐 관련주’ 등이 떠서 불안심리를 부채질하고 있다.
식품업계는 최근 ‘헬시플레저’ 트렌드와 함께 MZ세대를 중심으로 ‘제로’ 열풍이 부는 가운데 아스파탐 거부 움직임이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는 모습이 역력하다. 그동안 기업들은 대체 감미료는 설탕과 달리 열량이 없다는 점을 내세워 건강 마케팅을 펼쳐왔다. 하지만 소비자 불안이 가중될 경우 아스파탐 함유 제품은 물론 더 나아가 ‘감미료 포비아(공포증)’으로 번질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아스파탐이 과연 뭐길래 수십 년 동안 먹어왔던 관행을 깨려 하는 걸까? 아스파탐(Aspartame)은 설탕의 200배의 단맛을 내는 인공 감미료이다. 1965년 미국에서 첫 개발되었고 1974년 FDA 허가가 났으며 1979년에 상용화되어 한국에서는 1980년대 제일제당이 생산에 성공하면서 사이다나 소주 등의 제품에 투입하기 시작했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아스파탐을 발암물질 2B군으로 분류할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왔는데 발암물질 2B군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 2B군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제한적인 결과만이 확인되었거나 동물 실험에서만 발암성이 확인된 물질'이다. 발암물질 분류표를 보면 2B군에는 커피나 김치, 피클 같은 식품도 포함되어 있고 술 속에 들어있는 아세트 알데히드도 2B에 포함되어 있다.
또 사람들이 즐겨 먹는 튀김류라든지 적색육인 소고기와 돼지고기는 2B군보다 더 위험한 등급인 2A군에 등재되어 있지만,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발암물질이라고 여기는 사람은 없다. 65 °C 이상의 뜨거운 물도 2B군보다 높은 2A군에 등재되어 있다. 또한 소시지나 햄 같은 가공육이나 젓갈 등도 1군으로 분류되어 있는데도 마트에서 버젓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따라서 아스파탐이 2B등급으로 분류되었다고 해서 마치 먹어서는 안 될 심각한 위해성이 발견된 것은 절대 아니라는 사실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자료에 따르면 체중 35kg 어린이가 아스파탐이 약 43mg 함유된 다이어트 콜라 1캔(250ml)를 하루 55캔 이상 마셔야 일일섭취허용량(ADI)가 초과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아스파탐이 주로 사용되는 막걸리의 경우 체중이 60㎏인 성인이 하루 막걸리(750㎖·아스파탐 72.7㎖ 함유) 33병을 마셔야 ADI에 도달할 수 있다.
식약처는 아스파탐 등 감미료에 대해 ADI를 설정해 관리하고 있는데 아스파탐의 ADI는 kg당 40㎎이다. ADI는 한 사람이 평생 매일 먹더라도 해로운 작용을 일으키지 않는 체중 1kg당 1일 섭취량을 뜻하며, 성인 60kg 기준 아스파탐 ADI는 2400㎎입니다.
소금을 많이 섭취하면 암에 걸릴 확률이 증가한다는 건 의학적으로 입증되었다. 그런데 소금은 발암물질 분류표에 들어있지 않다. 하지만 소금이 많이 들어간 젓갈을 많이 먹으면 위암에 많이 걸린다. 젓갈을 적게 먹는 집단과 확실히 구분이 되므로 젓갈은 1군 발암물질로 등재되어 있다. 젓갈에 들어간 소금은 발암물질로 확실하게 인정 받았고, 소금 자체는 발암물질로 인정받지 못한 것이다.
아스파탐 논란으로 인해 아스파탐이 들어가지 않은 막걸리를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한다. 이것이야말로 참 어이없는 노릇이다. 술 자체가 1급 발암물질인데, 여기에 포함된 2급 발암물질 우려 때문에 다른 막걸리를 찾는다는 것 자체가 논리에 맞지 않는다.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다. 정말 걱정된다면 술을 끊는 게 낫다.
<ansonny@revie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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