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리뷰] 7년만에 맑은 돼지곰탕으로 뉴욕 진출, 옥동식

본문
서교동에 있는 옥동식 본점도 이미 미쉐린에 선정된 맛집이다. 그러다 보니 식사 때마다 줄이 길게 늘어서는 곳이다. (캐치테이블을 운영 중이니 앱을 활용하면 예약과 입장이 좀 더 수월함) 다녀오신 분들에게 물어보면 이곳은 조금 호불호가 있다. 심심하다는 분들도 있고, 잡내가 좀 있다는 분들도 있고, 신선하고 좋았다는 분들도 있다. 나름의 입맛이니 개인차는 존중해야 하지만, 나름은 돼지국밥을 일정한 경지로 끌어 올린 공이 큰 집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옥동식은 지리산 버크셔K 흑돼지의 앞/뒷다리살만을 고아서 육수를 만들기 때문에 유난히 맑은 것이 특징이다.
식은 밥과 80% 정도 익은 고기를 방짜유기(놋그릇)에 담은 후 그 위에 뜨거운 육수를 붓는 토렴 방식으로 국밥을 낸다. 뜨거운 국물 덕분에 고기는 마저 익으면서 국물과 조합을 이뤄 더욱 담백하고 진한 맛을 낸다. 이게 바로 옥동식 돼지곰탕의 모든 것. 물론 육수를 내고 고기를 다루는 데는 더 큰 노하우가 있을 것이다. 10석밖에 안 되는 작은 공간이고 하루에 판매할 수 있는 양이 한정이라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니라는 것이 안타깝다.
작은 식당에서 시작된 맑은 돼지곰탕은 2023년 뉴욕에 그리고 24년 3월에는 파리에 팝업스토어를 선보였다. 일단 식당의 팝업 전략은 개인적으로 아주 리스크가 많은 본 창업 전에 현지인의 입맛을 테스트할 수 있는 좋은 전략으로 생각된다. 뉴욕에서는 미디어와 비평가들의 극찬을 받았지만, 유럽의 맛 그 중심지라고 할 수 있는 파리는 만만치 않을 듯하다.
옥동식을 창업한 셰프의 이름이 가게와 한자만 다른 같은 이름인 옥동식이라는 것도 재미있다. 그는 경희대 조리과를 나온 실력을 바탕으로 돼지곰탕을 전 세계 지역에 맞게 지역화 하는데 모든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한다. 일단 돼지고기를 비롯한 모든 식재료를 현지에서 조달해야 하고 식재료의 특성에 따라 그 맛이 차이가 나기에 일종의 튜닝을 하는 과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우리 고유의 레시피로 만든 우리 음식의 글로벌화는 이제 시작이 된 듯하다. 한국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커졌기에 옥동식 같은 멋진 사례가 앞으로도 다양하게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는 유한하지만, 음식문화는 무한하기 때문에 그 경쟁력은 어느 것보다 더 높지 않을까 싶다.
[가게 정보]
상호 : 옥동식
주소 : 서울 마포구 양화로7길 44-10
메뉴 : 돼지곰탕(1만 원), 김치만두 (6천 원)
<susiro@gmail.com>
<저작권자 ⓒ리뷰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추천한 회원

윤지상I기자의 최신 기사
-
[서비스리뷰] [숙박 리뷰] 아이와 함께 즐기는 프라이빗 휴식, 여수 ‘뜨레놀레 키즈풀빌라’2025-04-25
-
[서비스리뷰] [식당 리뷰] 일본식 돼지고기 덮밥 '부타동(豚丼)'의 풍미2025-04-21
-
[서비스리뷰] [식당 리뷰] 소박하지만 특별한 메밀국수 <메밀꽃필무렵>2025-04-13
-
[서비스리뷰] [식당 리뷰] 봄바람 따라 찾아간 매봉산장2025-04-07
-
[서비스리뷰] [식당 리뷰] 전통의 국수명가, 명품잔치국수2025-04-04
-
[서비스리뷰] [식당 리뷰] 비빔막국수와 녹두전의 환상 조합, 장원막국수2025-03-20
-
[문화&이벤트 리뷰] [공간 리뷰] 정신이 공간으로 구현된 복합문화공간, 페즈 FEZH2025-03-16
-
[리뷰칼럼] [푸드 칼럼] 코카콜라의 몰락? 한국 음료 시장 재편 가능성2025-03-09
댓글목록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