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킹 리뷰] 북한강 위를 걷는 신기한 경험, 화천산소길 & 숲으로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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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을 앞두고 있어 오늘은 멀리 설산보다는 가까운 곳으로 가보자 싶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알게된 화천 산소길을 가보았습니다.
이 길은 이름이 상당히 많습니다. 북한강 산소길, 평화의 길, 북한강 자전거길, 산천어 스노우 트레킹 코스 등등입니다. 화천읍의 북한강변을 따라 걷는 길입니다. 전체 길이는 약 100리, 정확히는 42.2km로 한 번에 걷기에는 상당히 긴 편이지만, 저희는 일부만 걸었습니다. 어쩌면 이 길의 하이라이트 구간이라고도 할 수 있죠.
이 길은 사계절 모두 좋지만 겨울철이면 아주 멋진 설경과 상고대, 그리고 강가의 풍경이 좋다고 소문난 곳이기도 합니다. 비록 날씨가 포근해서 상고대는 보지 못했지만 아무도 걷지 않았던 물윗길을 걷는 독특한 체험을 했습니다. 화천 산천어 축제기간이라 조용한 동네에 워낙 차가 많아 조금만 걷고 일찍 돌아왔지만 시원하고 깨끗한 공기를 가슴에 가득 담고 걸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추천하기는 좀 더 걸어 화천대교를 건너 버스로 원점회귀하거나 강 반대쪽 길을 걸어 주차장으로 원형 원점회귀하면 좋을 듯 합니다.
아침에 일찍 도착했더니 너무 깜깜해서 화장실 갔다가 무인카페가 있어 준비한 빵과 센스있는 1인 1잔 커피를 마시고 잠시 해가 뜨기를 기다렸습니다. 이 길에는 보기 드문 작은 무인카페와 화장실, 주차장까지 잘 갖춰져 있어 좋았습니다. 무인카페는 따뜻했고 최신 커피머신이 만든 커피도 맛있었습니다만, 너무 일찍가서 그랬는지 불이 들어오지 않아 사진은 없어요. 보이는 작은 건물인데 덕분에 아주 편하게 걷기를 시작했습니다.
깨끗한 화장실도 있구요. 걷기 좋은 길의 필수조건이라면 화장실, 주차장 그리고 바란다면 매점이나 편의점, 식당이겠죠.
이 동네 이름이 살랑리라고 하네요. 다리 이름은 살랑교구요. 길이 290미터의 이 다리는 특이하게도 차는 못다니고 자전거와 사람만 다니는 인도교입니다. 동네 이름이 특이하고도 재미있는데, 북한강 강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곳에 있는 마을이라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겨울이면 살짝 살얼음이 끼어 조심해야 합니다.
중간에는 투명 유리 스카이존이 있는데 엄청 미끄러우니 조심하세요. 워낙 경치가 좋아 굳이 이렇게 만들 필요가 있었을까 싶습니다. 살랑교에서 보는 북한강 풍경이 정말 예술입니다.
다리를 다 건너니 화천의 주요 관광지 거리가 표시됩니다. 시간 있었으면 파로호나 평화의 댐 정도 들려보면 좋을 듯 합니다.
이제 이 코스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숲으로다리로 접어듭니다. 이 다리 이름은 소설가 김훈선생이 지은 것으로, 물위에 있는 부표교인데 마치 숲속을 걷는 독특한 느낌이라고 해서 숲으로다리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어찌보면 역설적인 이름이죠. 이런 다리를 푼톤교라고도 한답니다. 한탄강 물윗길처럼 설경과 겨울 북한강을 보면서 물 위를 바로 걷는 길이라 신기합니다.
생각보다 길은 안전합니다. 가끔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기는 하지만, 물위를 걷는 독특한 느낌은 아주 독특했습니다. 한탄강 물윗길과 달리 이 길은 사람이 하나도 없어서 정말 신비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길을 겨울에 가신다면 절대적으로 꼭 아침에 가셔야 제 맛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
이 둥근 구멍으로 걸어온 길을 보는 경치가 이 길의 최고 백미였습니다.
숲으로다리는 약 1.5km 정도입니다, 다리가 끝나면 본격적인 숲길로 접어듭니다. 자전거타기는 좀 힘들거 같아요.
참 그러고보니 다리를 걸으면서 동물 발자국을 봐서 이상하다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수달인 것 같아요. 물에 들어갔다 나갔다 해서 강아지는 아니지 싶었는데 말입니다. 이 길은 눈이 엄청 쌓였는데 자전거 길이네요. 자전거타고 동해안길빼고는 거의 다 돌아봤는데 이제는 자전거 타지는 않지만 자전거로 돌아봐도 좋을 것 같기는 합니다.
화천대교를 건널까 하다가 산천어 축제로 복잡해서 그냥 원점회귀. 뒤를 돌아보니 해가 뜨는 풍경이 정말 멋지네요. 이제 제법 많이 날이 밝았습니다. 다시 물윗길을 걸어갑니다. 살랑교를 건너 오늘의 걷기를 마무리합니다. 겨울에 가볍게 걷기에 참 좋은 코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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