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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 리뷰] 과거의 영광은 어디로? 2025 홍콩 전자전을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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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타임스=곰돌이아빠 리뷰어]


거의 매년 가는 행사 가운데 홍콩 전자전이 있습니다.  Global Sources가 공항 근처의 Asia Expo에서 열리는 것에 비해, 홍콩 전자전은 홍콩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홍콩 컨벤션 센터에서 열립니다. 일부 기간이 겹쳐서 서로 경쟁을 하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서로 보완하는 행사이기도 합니다. 업체에 따라서는 두 행사 모두에 부스를 만들어 두는 경우도 있습니다.

 

홍콩전자전


 

예전에는 좀 더 규모가 큰 회사들이 홍콩 전자전에 주로 나왔고, 반대로 Global Sources에는 규모가 좀 더 작은 회사들이 나오곤 했습니다. 하지만 생산기지로서 중국의 중요성이 절대적으로 커지고, 광저우 캔톤페어를 비롯해 심천에서도 다양한 전시회가 열리다보니, 이제는 홍콩전자전 위상이 예전같지는 않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예전에는 지하나 복도까지 다양한 부스가 빼곰하게 차있었는데, 이제는 확실히 빈 곳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한 층은 거의 큰 부스 없이 소형 부스로만 가득 채워서 1,3,5층에서 하는 행사였지만, 실제로는 1층만 보고나도 거의 볼 것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느낀 점을 종합해 보면, 예전의 화려했던 시절과 비교했을 때 분명히 변화한 모습이 느껴집니다. 예전에 비해 한국인 관람객 수도 크게 줄었다는 것도 느끼구요. 다만 모든 전시회가 그렇듯 여전히 특정 가치를 지닌 전시회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중국의 생산 과잉 시대 속에서 홍콩 전자전의 존재 의미를 몇 가지 키워드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1. 규모 축소 vs. 콘텐츠 집중

 

 

홍콩전자전

 

홍콩전자전


 

과거에 비해 참여 업체 수나 부스 규모는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반대로 그러다보니 오히려 고부가가치 제품이나 니치 시장에 집중하는 업체들이 제법 보였습니다. 무엇보다 1층의 경우 전통적인 모바일 액세서리 업체들이 전시를 했지만, 3층의 경우 현재의 흐림인 AI, IoT, ESG 관련 기술, 스마트 홈 솔루션 등이 전시의 중심이 되면서, 단순한 생산기지로서의 중요성보다는 기술력과 차별화를 강조하는 트렌드가 확실했습니다. 곳곳에서 중국산 Deepseek와 연동을 앞세우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거든요. 아마도 당분간은 AI가 모든 IT 전시회의 중심이 될 것 같습니다.

 


2. 중국 내수 vs. 글로벌 시장 연계

 

 

베트남에서도 만들어요

 

한결 썰렁한 전시회

 

하드웨어와 차별화

 

외면하는 소비자들


 

트럼프대통령이 물고 온 관세 전쟁과 중국의 생산 과잉 문제가 크게 대두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홍콩 전자전은 중국업체들로서는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홍콩 전자전을 활용하려는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예전의 한국이나 일본 같은 전통적인 소비시장은 물론, 동남아, 중동, 라틴아메리카 업체들과의 네트워킹이 상당히 활발했습니다. 아무래도 중국에 비해 자유로운 홍콩의 통상 환경과 국제적 인프라를 경쟁력으로 내세우는 업체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상당히 많은 부스에서 Made in Vietnam이라는 문구를 볼 수 있었는데, 이제는 Made in Chian 일변도에서 다양화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다만 잘 아시는 것처럼 미국이 베트남에 관세를 우리보다 거의 두 배인 46%(매일 달라지니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를 부과하면서 생산시설 이전이 과연 효율적일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긴 중국 관세는 100%가 넘으니...



3. 디지털 트윈과 온라인 연계

 

오프라인 전시와 함께 메타버스 부스나 VR 쇼룸도 일부 도입되어, 현장 참관이 어려운 해외 바이어를 위한 하이브리드 전시가 강화되었습니다. 이는 생산 과잉 시대에 효율적인 유통을 모색하는 중국 기업들의 전략으로 읽혔습니다만, 실제로 이용하는 이들은 많지 않아 보였습니다. 변화가 필요하고 변화하고 있는데, 과연 모바일 시대의 전시회는 어떻게 발전할지는 항상 궁금한 문제입니다.


 


4. 홍콩의 정체성 재발견


심전, 광저우, 동관 등 생산시설을 갖춘 중국 광둥성 전시회와 비교해 홍콩 전자전은 글로벌 브랜딩과 무역 중개 역할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특히 지적재산권(IP) 보호나 계약 신뢰도 측면에서 여전히 홍콩을 선호하는 바이어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조금 알려진 브랜드들도 제법 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Made in China인 것은 변화가 없더라도, 중국업체가 아닌 중국제조의 글로벌 브랜드라는 점을 강조하는 업체도 많았습니다. 이런 것은 중국 전시회에서는 볼 수 없는 점이죠. 


 


5. 도전과 기회


제가 느끼기에는 예전만큼의 화려함이나 다양함은 분명 없었습니다. 예전에는 한국관도 제법 볼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한국관도, 한국 관람객도 찾기 어려웠습니다. 이는 과잉 생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터링된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더군요. 예전과 달리 가격만을 강조하지 않고, 확실히 장점과 차별화된 점을 내새우는 업체가 많아졌습니다. 다만 주요 제품들은 부스 몇 개만 보고오면 아까 그 부스에서 본 것 같은 제품이 다시 한 번 전시되는 이른바 Copy Cat 전시회의 피해도 분명히 있었습니다.


홍콩전자전

 

홍콩전자전

 

홍콩전자전

 

홍콩전자전

 

홍콩전자전

 

홍콩전자전

 

홍콩전자전

 

홍콩전자전

 


홍콩 전자전은 더 이상 값싼 제품의 대량 생산의 상징이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기술 협업의 장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생산 과잉 시대에 맞춰 어쩌면 질적 성장을 위한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다만,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보다는 새로운 시장 수요에 맞춰 소프트파워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탈바꿈해야 할 것이고, 실제로 3층에서는 그런 느낌을 크게 받았습니다만, 과연 해외에서 중국 플랫폼에 투자나 적극적인 도입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예를 들어 대부분 업체에서 선보이는 AI이어폰의 경우, 핵심인 통역기능앱이 아직 구글이나 애플에 등록이 되고 있지 않습니다. AI 자동주행도 마찬가지구요. 특성상 과연 자유롭게 등록이 가능할지도 의문이구요. 그럴 경우 기껏 만든 AI이어폰의 핵심가치가 사라지는 셈이죠. 과연 이런 어려움을 홍콩전자전에서 만난 중국 기업들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bear06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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